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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독서

키르케 (CIRCE) : 매들린 밀러 장편소설

by 킴졔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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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CIRCE

 

작가 _ 매들린 밀러
옮긴이 _ 이은선

 

매들린 밀러의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읽고 키르케를 꼭 읽어야겠다 싶었다.
신화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남성' 중심의 이야기에
'여성'인 키르케가 주인공이라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아킬레우스를 '노래'하는 작품이나 영화들은 많지만
키르케는 오디세이아에 정말 잠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둔덕' 정도랄까 스치는 인연이랄까 그 정도 아닌가.
작가는 과연 그녀를 보고 어떤 상상을 했던 걸까.

키르케는 '마녀'다
티탄족 헬리오스와 페리세이스 사이에 난 딸이다.
그녀도 여신이고 님프인데 '마녀'로 불린다.
그녀가 신력을 부리지 않고 요술(妖術), 주술, 마법을 부리기 때문이다.

솔직히 차이가 뭔가? 인간 입장에선 뜻밖이고 괴이한 일임은 마찬가지인데
(요 妖 한자에 여자 여 女가 들어가는 것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요사한 일을 벌이는 건 '여자'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건가)

서구 문학에서 키르케는 최초의 '마녀'이고 여신을 제외한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여성이었다.
과거고 현재고 사회를 혼란케하고 그럴 만한 능력을 가진 여성을 '마녀'라고 한다.
(2022년에도 마녀로 몰아가 화형까지 하는 나라도 있다.)

작가는 이 부분에 매력을 느꼈던 걸까?

키르케는 스킬라를 괴물로 만들고 오디세이아에서는 키르케의 섬에 들어온 남성들을 돼지로 만든다.

작가는 그저 노래되는 이야기에 이유를 묻는다.

키르케가 사이코패스라 이유 없이 돼지로, 괴물로 만들었을까?
삶에 고저 없는 신들도 이유는 있다.
공포, 두려움은 권력의 실속 있는 수단이다. 신들은 신력으로 인간에게 시련을 줌으로 공포를 일으킨다
그 변덕을 피하기 위해 인간들은 신들을 노래하고 재물을 받치고 기도한다.
신들이 기대하고 좋아하는 일이다.

키르케에겐 그저 그런 능력이 없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원했지만 그녀가 성취한 건 돼지로 변신시킨 후 벌벌 떠는 그들이다.

결국 그녀 ‘스스로’가 되기 위해선 '마녀'가 되어야 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신들과, 그녀의 동생들과 다름은
그녀는 계속 실패했고 고통받았고 그를 통해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벽창호 같지 않고 열려있다는 점도 있다.

왜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가 큰 인기를 얻었는지 책을 덮고 수긍했다.
무척 매력적인 상상이며 이야기이다.
한 존재의 성장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고 궁금한 법이다.
그녀가 다른 신화를 주제로 새로운 이야기를 또 써주길. 기다려진다.


그 생각이란, 내 인생 자체가 뿌연 심연이었지만 내가 그 어두컴컴한 바다의 일부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안에 사는 생명체였다.

 

"나는 절대 그녀에게서 해방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 상태 그대로 남을 것이다.
영원토록 너희를 잡아먹을 것이다. 그러니까 일어나라.
일어나 노를 잡고 다시는 내 앞에서 어리석은 감사를 늘어놓은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지만 걸음을 멈추거나 내려놓으려고 하면 당장 깨어났다.
심지어 쉴 새 없이 걷고 있을 때도 금세 일어나서 다시 악을 썼다.
그의 안에 바다만 한 상심이 들어 있어서, 잠깐 마개로 덮는 거라면 모를까 절대 비워지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신의 피가 떨어진 곳에서 돋아난 풀이어야만 주문을 외우지 않아도 능력이 발휘되지.
그리고 아마 마녀 라야 할 것 같다.

여신이라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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