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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독서

아킬레우스의 노래(The song of Achilles) : 매들린 밀러 장편소설

by 킴졔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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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The song of Achilles

작가_ 매들린 밀러

옮김 _ 이은선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가 재미있다고 꼭 읽어보라는 지인의 말.

키르케 이전에 그녀의 저서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있어 먼저 읽기 시작했다.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열었는데 초반은 지루하기 그지없다.

잠이 쏟아져 겨우겨우 정신을 붙잡아야 했다. 

 

경험 상, 이 '처음'만 잘 넘기면 책장은 쉽게 넘어간다.

 

학생 때 일리아스를 겁도 없이 집었다가 등장인물 이름에 혼쭐이 나고 

노트에 이름을 적어가며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킬레우스의 이름은 '사람들의 슬픔'이란 의미라고 한다.

요절의 예언을 듣고 오직 '명예'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빗겨나가지 못한 예언대로 고향에서 그를 최고라 여기는 아버지에게 깊은 슬픔을 안겨 준 아킬레우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영화 트로이 등 아킬레우스의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 외형과 이야기를 다룬다면 아킬레우스의 노래는 그 단면에 어떤 속엣말이 있었을 까 하는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한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킬레우스가 아닌, 그의 동료이자 형제, 사랑, 파트로클로스.

파트로클로스의 눈으로 본 아킬레우스를 노래한다.

탐욕에 눈이 멀어 땅따먹기에 급급한 소위 지도자라고 하는 자들은 아킬레우스를 그저 '살인 병기'로 보았지만 파트로클로스는 사람을 잘 믿는 순수한 마음을 보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짧은 삶에 대한 고민과 고독을 보았고 또 그를 사랑하고 연민했다. 

 

케이론은 파트로클로스에게 말한다. 

'오늘 네가 얻은 것을 그렇게 쉽게 포기할 생각은 마라'

'이제는 예전처럼 뭐든 쉽게 포기하지 마라'

 

케이톤의 이 한마디는 자타, 존재감 없고 재능 없다는 파트로클로스를 위대한 영웅, 아리스토스 아카이오이라 불리는 아킬레우스의 정신적 지주가 되게 했다 생각한다.

 

아킬레우스는 그의 아버지에게 파트로클로스를 선택한 이유를 

 

'놀랍기 때문' 

 

이라고 한다. 

아킬레우스는 그를 알아보았다. 탐욕과 야욕의 세상 속에서 파트로클로스 그만은 이타와 배려, 애정으로 살게 될 것이란 걸. 그런 '그'가 아킬레우스의 마지막을 결정할 것을.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읽고 키르케가 더 궁금해졌다.

오랜만에 먼지 쌓인 고전의 친구들을 만나 기뻤고 즐거웠다. 

 

 

아킬레우스가 두 발을 차서 장미 석영 동굴에 얹으며 물었다.

"제 형제라면요? 그래도 이방인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합니까?"

너에게는 그자가 더 소중할지 모르지. 하지만 그 이방인도 누군가의 친구이자 형제다.
그러니 누구의 목숨이 더 중요하겠느냐?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킬레우스의 노래 p.379

 

 

내 심정을 그에게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우리는 피로 이루어진 세상, 그 피로 영광을 쟁취하는 세상에 살고 있었다. 싸우지 않는 건 겁쟁이들 뿐이었다. 왕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쟁에 나가서 승리하든지 전쟁에 나가서 죽든지, 둘 중 하나였다. 심지어 케이론마저도 창을 보내지 않았던가.

 

- 아킬레우스의 노래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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